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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이태원참사 100일 추도사
  • 고동호 기자
  • 등록 2023-02-05 12: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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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디비=고동호 기자] 10.29이태원참사 100일 국회 추모제에 참석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추도사를 하고있다.


[아래는 추도사 전문]


유가족 여러분, 존경하는 김진표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혜인입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부터 딱 100일이 흐른 오늘에서야, 

국회에서 참사희생자들을 기리고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늦었지만, 오늘에서라도 유가족분들의 염원이었던 

국회 추모제를 치를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입니다. 


유가족분들께서 이 곳 국회 혹은 국가가 

책임있게 주관하는 추모제를 염원해왔던 이유를 

여기 계신 모두가 알고 계실 것입니다. 

국가의 부재로 단절된 희생자들 한 명 한 명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누구보다도 국가 운영에 책임있는 이들이 

무겁게 기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59명의 죽음을 개개인의 사고가 아니라 

사회적 참사로 공동체에 기록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해야 할 

국가와 정치의 책임을 무겁게 새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진통이 있었지만, 끝내 국회의장님을 비롯해 책임있는 정당이 

이번 추모제를 함께 주최할 수 있는 데에는, 

크든 작든 그 책임의 무게를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복되는 참사, 반복되는 국가의 무책임과 무능, 무너지는 공동체의 신뢰

우리는 이러한 반복을 끊어야만할 책무가 있습니다.


국회의장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이태원 참사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압사 인명피해를 낳았던 

영국의 힐스버러 참사를 많이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3일 전, 영국 경찰은 힐스버러 참사 34년 만에 

유족에게 공식으로 사과했습니다. 

경찰은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참사 이후 유족 대응에 실패했다고 잘못을 시인하고 유가족에게 사죄했습니다. 


2009년에 발생한 빅토리아 산불을 조사한 왕립위원회는 

17개월이라는 충분한 조사기간 동안 피해자들과 26번의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간담회의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면 의견서까지 받으며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는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이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응 실패에 대해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패원인을 복기하고 새로운 과제를 찾아 재난예방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많은 가슴 아픈 선례가 

지금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과 두 달에 걸쳐 진행되었던 국회의 국정조사는 

진상규명의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미래를 향해, 참사를 잊어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참사의 진상규명을 보다 면밀하게 해야한다는 것이 

우리가 배워야할 소위 선진국들의 재난 대응의 모습인 것입니다.


진상규명의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재난 피해자들의 온전한 회복과 치유를 위해,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향해 

국가차원의 의지를 모아 끈질기게 나아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국민 앞에서 명명백백한 진상규명으로 

국가의 도리를 다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시는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환골탈태의 결의로 쇄신에 나서야 합니다.

독립성과 전문성, 충분한 조사기간이 담보되는 독립적 재난조사기구로

국가에 대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미 우리 국민은 사회적으로 연결된 책임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유가족들께 송구하다'는 일선 소방대원의 증언에서, 

유가족 앞에서 무릎꿇고 사죄하던 이태원 상인분의 눈물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끌어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모습에서 

그리고 어제 끝까지 기억하고 함께하겠다고 다짐하던 시청광장의 목소리에서, 

저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연대와 미래를 보았습니다. 


이제 여기 있는 정치가, 우리 국회가 

사회적으로 연결된 책임을 특히 정치의 책임을 받아들이고 다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우리가 끝내 미래의 문을 함께 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유가족분들과 피해자분들게 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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