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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찬란하고 길었던 인천의 사랑, 이젠 안녕...' 21년 '인천SK'의 스토리.
  • 마준서 기자
  • 등록 2021-01-27 02: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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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와이번스의 갑작스러운 이별 선언, 이제는 신세계 그룹의 품으로.
  • 통산 KS 8회 진출&21세기 2번째로 많은 우승... 영광의 순간에는 언제나 'SK'가 있었다.
  • 역대 인천 연고팀 중 가장 오래 사랑했던 SK와이번스, 작별을 고하다.

SK팬들에게는 절대 잊지 못할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 우승이 'SK'의 마지막 우승이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사진 제공=SK와이번스[스포츠디비=마준서 기자] "SK와이번스를 신세계그룹이 인수한다는데?" 지난 25일 오후, 본인에게 이런 문자가 도착했다. 문자를 확인하고 뉴스를 확인해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머리가 띵 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래된 연인에게 이별통보를 받은 듯 그 충격은 말로 설명 할 수 없었다. 인천 야구팬들이 사랑했던 SK와이번스가 이제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건냈다.


작별을 고한 SK와이번스는 21년간 인천 야구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상처 입은 인천 야구팬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했다. 이젠 다시 부를 수 없는 그 이름, '인천SK'의 찬란했던 역사를 같이 걸어보자.


SK텔레콤을 모기업으로 둔 SK와이번스는 지난 2000년, IMF 사태로 위태로웠던 쌍방울 레이더스의 선수단을 계승하며 창단했고, 쌍방울의 연고지였던 전라북도 전주시를 떠나 인천광역시에 자리를 잡았다. 창단 당시에는 숭의 야구장이 텅 비어있는 경기가 많았다고 한다. 인천 야구팬들에게는 새 팀이 생겼다는 즐거움대신 '이 팀도 언젠가 인천을 떠날꺼야.'라는 마음이 깊숙하게 자리잡고있었다. 삼미-청보-태평양-현대(삼청태현)로 이어지는 당시 인천 연고 야구팀은 무려 3번이나 인수를 당했고, 더욱이 현대 유니콘스가 1999년 시즌을 뒤로하고 서울로 가기 위해 야반도주를 한 사건으로인해 큰 상처와 불신이 인천 야구팬들에게 남아버린 것이다.


2001년, OX퀴즈 등의 행사를 통해 인천 야구팬들과 함께하려 노력했다. 사진 제공=SK와이번스그러나 SK는 '인천의 진정한 사랑'이 되고자 했다. 그리하여 본격적인 팬심 잡기에 나섰다. 인천 지역과 함께하는 자선 행사와 이벤트를 열어 야구장으로 팀에 대해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도록 했고, 가족 친화적인 야구장 환경을 만들어 팬들이 행복한 야구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성적도 SK를 도왔다. 2003년에는 창단 3년만에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덕분에 차가웠던 문학 야구장은 점점 팬들이 모여 뜨겁게 변하기 시작했다.


'야신'으로 불리우던 김성근 감독의 선임과 팬들의 많은 응원 덕분일까. 2007년, 문학 야구장에서 창단 7년만에 한국 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당시 구장은 SK의 색갈인 빨간색으로 물들었고, 이는 팀의 호성적과 구단의 노력으로 팬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증거 그 자체였다. 우승 기념 퍼레이드는 성대했고, 프런트부터 선수단과 코치진 그리고 많은 팬들이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창단 7년만인 2007년, SK 왕조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당시 코나미컵 아시안시리즈 대표 진출권도 얻어 국제 무대에서 뛰기도 했다. 사진 제공=SK와이번스이후 2008년, 2010년에도 한국 시리즈 정상에 올라 이른바 '왕조'를 구축했다. 당시 박경완, 김재현, 김광현 등의 화려한 선수진을 앞세운 SK를 아무도 이길 수 없어보였다. 인천 야구팬들의 상처는 사라졌고 앞으로도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걸어야 하는 법이다. 2012년, 6년 연속 KS진출을 끝으로 암흑기가 찾아왔다. 선수들의 부진과 외국인 선수들의 실패가 팀 성적을 부진으로 이끌었다. 많은 팬들은 이제 행복했던 순간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2017년, SK는 구단 첫 외국인 감독인 트레이 힐만 감독을 데려왔다. 일본프로야구 닛폰햄을 우승 시켜본 경험이 있는 노련한 감독이였다. '홈런 공장'을 가동시키며 부활을 꿈꿔왔고, 그 부활의 기적은 2018년에 일어났다. 2018년 KS에서 두산을 무너뜨리고 업셋 우승을 달성한 것이였다. 투수진들의 호투와 선수들의 화력 지원에 힘입어 일궈낸 8년만의 우승은 그야말로 달콤했다. 2019년, 단장이였던 염경업 감독이 지휘봉을 받았고 2019년 2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AGAIN 왕조'를 기대하게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그 기대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계속되는 부진에 시달렸고, 외국인 선수 화이트의 이른 부상까지 겹쳤으며, 승률의 3할대로 떨어진 그야말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꽤 많은 팬들은 희망은 없다며 야구를 더이상 보러오지 않았다. 참으로 슬픈 시즌을 뒤로 하고 SK는 2021시즌에 왕좌에 앉기 위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FA 최대어였던 최주환을 영입했고, '어린왕자' 김원형 감독, 그리고 신임 단장 류선구 단장을 선임하며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와이번스의 새 모기업은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가 맡는다. 사진 제공='신세계그룹 인사이드' 영상 캡쳐그러던 지난 25일, 야구계를 뒤흔들었던 뉴스가 나왔다. '신세계그룹, SK와이번스 인수 확정'. 21년간의 사랑이였던 SK가 이별의 여지 없이 갑작스럽게 매각을 선언한 것이였다. 평소 야구단 운영에 열의를 가졌고, 26일 SK와이번스를 1,352억 8,000만원에 인수한다는 양해 각서(MOU)를 채결했다. 모든 연령층이 즐기는 야구의 특성상 마케팅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팬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심지어 돔구장 건설까지 공약으로 내세우며 '인천 야구 민심 잡기'에 나섰다. 신세계 야구단의 팀명에는 'SSG'를 포함시키고,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혀 기존 와이번스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SK와이번스'라는 이름을 달고 뛴 마지막 경기 응원풍경. 사진 제공=SK와이번스

이렇게 SK는 21년간의 역사를 뒤로하고 인천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모기업과 팀명 등을 제외한 구성원들은 100% 승계하고, 인천 연고지를 유지하겠다는 신세계그룹 덕분에 인천 야구의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간판을 달고 시작할 SK와이번스. 이제 '인천SK'라는 구호는 영원히 들을 수 없게 되었지만, 인천 야구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새로운 와이번스가 정상에 다다르길 한 번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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