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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이스하키에는 한라가 있었다
  • 더블베어스
  • 등록 2019-12-23 18:45:56
  • 수정 2020-02-11 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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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아이스하키를 주도한 25년 팀 역사, 불굴의 도전으로 새 영역 개척

사진제공 : 안양한라아이스하키단[Sports DB=이수민 객원기자] 한국 아이스하키의 역사는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다. 일본 식민지 시대였던 1928년 이 땅에 처음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이 소개됐고, 1930년 조선빙구연맹(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전신)이 설립돼, 해방 후인 1947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로 개칭했다. 1960년에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 가입한 후 1979년에는 처음으로 IIHF 세계선수권(C풀)에 출전하며 본격적으로 국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한국 아이스하키는 오랫동안 ‘불모지’에 다름 없는 세월을 보냈다. 국제 무대에서는 ‘변방 약소국’으로 분류돼 설움을 겪었고,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아야 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 아이스하키는 최근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특히 2018 평창 올림픽 개최를 전후해서 이룬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괄목할 성장은 국제 무대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단기간에 이뤄낸, 비약적인 발전이다. 2010년 세계 랭킹 33위에 불과했던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2019년 현재 17위에 올라있다. 


개최국 자격으로 2018 평창 올림픽 무대를 밟은 데 이어, 2018 IIHF 월드챔피언십에 자력으로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고, 2019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에서도 승점 1 차이로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슬로베니아와 벨라루스 같은 전통 강호를 꺾으며 더 이상 한국이 ‘국제 아이스하키의 변방’으로 취급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 모든 것들은 올해로 창단 25주년을 맞는 한라 아이스하키 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한라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버팀목이었다.

 1994년 창단한 한라는 함께 하던 실업 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모조리 해체된 암흑기에 외롭게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실업 팀의 명맥을 이었다. 모기업인 한라그룹이 1997년 외환위기로 그룹이 조각나는 최악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팀을 지켜낸 덕분이었다.

한라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젖줄이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 출전한 25명의 선수 가운데 한라 소속이거나, 한라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는 총 19명이나 됐다. ‘꿈의 무대’라는 2018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에도 한라 출신 선수가 25명의 로스터 가운데 19명을 차지했다. ‘한라가 없었다면 한국 아이스하키의 오늘은 없었다’는 표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한라를 둥지 삼아 성장한 선수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국제 무대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한라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개척자였다.

 한라는 2003년 일본과 손을 잡고 국가연합리그인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창설을 주도하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는 이후 17년간 유지되고 있고, 아시아리그 출전을 통해 한국 아이스하키는 ‘국제화’, ‘현대화’에 눈을 뜨고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한라가 연 길을 따라 강원랜드(하이원 전신), 상무, 대명 킬러웨일즈 등이 들어서며 한국 아이스하키는 본격적인 아시아리그 시대를 맞이했고, 리그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한라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선도자였다.

 한라가 아시아리그에서 이룩한 성장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발전으로 직결됐다. 2003년 11월 15일 일본 신요코하마에서 열린 2003~04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한라는 고쿠도에 1-11로 참패하며 현격한 수준 차를 절감했다. 그러나 한라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고 ‘20년이 걸려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던 일본 아이스하키의 벽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한라는 2008~09 시즌 한국 팀으로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고, 2009~10 시즌에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를 새로 썼다. 이어 2010~11 시즌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와 공동 우승(도호쿠 대지진으로 PO 파이널 취소)을 차지하며 아시아리그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2015년 이후 한라는 아시아리그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내며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명문으로 자리잡았다. 2014~15 시즌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고, 2015~16시즌과 2016~17 시즌에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싹쓸이했다. 2017~18 시즌 왕좌 수성에 성공하며 한라는 아시아리그 최초의 3연패(連覇) 위업을 달성했다.



한라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스타 산실이었다.

 아시아리그에 ‘한라 왕조’ 시대를 연 개국공신들은 국제 무대에서 한국 아이스하키의 새 역사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몫을 했다.

한국 팀 최초로 아시아리그 정규리그 MVP(2008~09)와 플레이오프 MVP(2009~10)에 뽑힌 브락 라던스키는 2013년 3월 국적법상 우수 인재 특별 귀화 조항에 의거,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2018년 은퇴할 때까지 세계선수권 27경기에서 7골 1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라던스키는 순수 해외 출신 선수로 대표팀에 선발된 첫 번째 사례로, 이후 마이클 스위프트, 브라이언 영, 마이크 테스트위드(이상 대명), 에릭 리건, 맷 달튼(이상 한라)가 태극 마크를 달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사진제공 : 안양한라아이스하키단 

한국 아이스하키 올림픽 첫 골 주인공도 한라가 배출했다. 조민호는 2018년 2월 1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체코와의 2018 평창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A조 1차전 1피리어드 7분 34초에 날카로운 리스트샷으로 골 네트를 가르며 역사적인 한국 아이스하키 올림픽 첫 골을 기록했다. 아시아리그 통산 357경기에서 116골 29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조민호는 올 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통산 최다 어시스트 기록(마이클 스위프트 304어시스트) 경신에 도전한다.


사진제공 : 안양한라아이스하키단

  25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를 이끌어온 한라는 이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단순히 좋은 성적에 몰두해 이에 만족하는 일차원적인 팀 운영이 아닌, 외연적인 성장과 발전에 걸맞은 내실을 함께 가져가 보고자 하는 것이 한라 아이스하키 팀의 목표다. 팬과 함께 가슴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며 모든 순간 혼을 다해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한국 특유의 아이스하키 문화를 정립한다는 한라 구단의 의지는 ‘Touch Your Heart’이라는 팀 캐치프레이즈에 고스란히 담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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