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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의당 추혜선의원, 롯데상사-가나안RPC에 대한 검찰의 사건 기록 제공 촉구 기자회견
  • 이수민 기자
  • 등록 2020-05-20 16:48:40
  • 수정 2020-07-09 1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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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디비=이수민 기자]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추혜선의원이 롯데상사-가나안RPC에 대한 검찰의 사건 기록 제공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검찰이 보관하고 있어야 할 사건 기록이 어디서도 확인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것도 갑질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중요한 단서가 되는 자료들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가나안당진RPC는 롯데상사 측의 제안을 받고 미곡종합처리장을 건립했다가 롯데상사가 쌀을 대량 수매해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아 공장 건립비용과 운영상의 적자로 인해 도산한 회사입니다.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는 가나안RPC 측에 롯데는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습니다.

   

롯데상사 측이 나 몰라라 하는 동안 가나안RPC의 김영미 전 대표는 2010년 쌀값을 받지 못한 농민들로부터 고소를 당해 전라북도 군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조사 과정에서 롯데상사 측의 담당자였던 이 모 씨도 소환돼 김영미 대표와 대질심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고 전주지검 군산지청에서 이 사건을 담당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가나안RPC 측은 거대기업 롯데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촉구하며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롯데상사 측은 줄곧 “김영미 대표 측에 RPC 건립을 제안한 적도, 쌀 구매를 약속한 적도 없으며 가나안RPC는 롯데상사와 전혀 무관한 회사다“라고 주장해오고 있습니다. 결국 롯데상사는 김영미 대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재판에 대응하기 어려웠던 김영미 대표는 1심 재판에서 패소했지만, 항소해서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롯데상사와 가나안RPC 간의 거래관계를 입증할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김영미 대표 측은 지난 4월 2일 전주지검 군산지청을 방문해 2010년에 조사받았던 사건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들은 답은 사건 기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2010년 당시 김영미 대표를 고소했던 농민들까지 나서서 군산지청, 전주지검, 군산경찰서, 전북 광역수사대까지 수없이 찾아다니면서 사건번호와 송치번호를 겨우 확인했지만, 현재까지도 사건 자료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는 조사했던 것을 기억하는데, 사건 자료는 사라진 상태입니다.

   

저도 검찰청에 해당 사건 기록이 존재 여부에 대해 물었으나, 기록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자료를 폐기한 기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산 조회를 통해 단 1분이면 찾을 수 있는 자료가 두 달 가까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됩니까? 법적으로도 당시 사건 당사자였던 김영미 대표가 요청하면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자료입니다.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도 아닙니다. 기소 중지된 사건이기 때문에 반드시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검찰 담당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검찰의 어이없는 관리 부실이거나 의도적인 자료 은폐 또는 제공 거부가 아니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어느 쪽이라 하더라도 검찰이 분명히 해명하고 책임져야 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더구나 대기업의 갑질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또 다시 소송전에 남은 힘마저 쏟아내야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다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핵심적이고 소중한 자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김앤장을 앞세운 롯데상사 측이 갑질 책임을 회피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을 계속하면서 갑질 피해자를 오히려 명예훼손 가해자로 둔갑시키려 할 것입니다. 가나안RPC 측이 당한 갑질 피해와 이들이 롯데를 상대로 싸워온 10여 년의 시간이 법원에서마저 부정당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검찰에 촉구합니다.

   

사건번호 ‘군산10형제14082호’ 사건 기록을 하루빨리 김영미 대표 측에 제공해주기 바랍니다. 김영미 대표는 당초 5월 6일 재판에서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지만, 아직 자료를 찾지 못한 사정을 법원이 받아들여 6월 24일로 자료 제출 기한을 연기한 상황입니다. 변호인의 검토를 거쳐 법원에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검찰은 하루 빨리 2010년에 조사했던 사건 기록을 제공해주기 바랍니다. 

   

제가 롯데 갑질 피해자들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했던 것이 2018년 5월 17일입니다.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20대 국회 임기를 10일 남긴 오늘까지도 이들과 함께 이 자리에 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기업 갑질에 부도가 나고 빚더미에 앉고도 문제제기하거나 피해보상을 요구하면 기나긴 소송에 시달리며 김앤장과 싸워야 하는 ‘을’들의 아픔이 계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 촛불정부와 함께 하는 더불어민주당, 여당이 180석을 차지한 21대 국회가 반드시 해내야 할 과제입니다. 롯데 갑질 피해자들이 피해 구제를 받는 것, 최소한 법원에서 자신이 당한 일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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