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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신년 성명서] 2023년, 언론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 스포츠디비 기자
  • 등록 2023-01-06 11: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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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전국언론노동조합 신년 성명서 전문]


2023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새해 계획과 소망은 지나온 날의 디딤돌과 다가올 날의 이정표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디딤돌은 무너지고 이정표는 흔들린다. 코로나19 재확산은 끝이 보이지 않고 물가와 금리는 치솟고 있다.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는 실종됐고, 일하는 자들의 아우성이 비명으로 바뀌고 있다. 이토록 불안하고 막막한 새해가 있었는가.

새해 첫날. 대통령이 말하는 ‘개혁’은 시민과 노동자들에겐 ‘협박’으로 다가온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겠다면서 노동조합을 범죄집단인 양 공격하고, 노사법치주의를 거론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위태로운 삶을 겨우 지탱하는 이들을 절벽 아래로 밀어 버리겠다는 시늉을 멈추지 않고 있다.

노동, 교육, 연금 개혁을 외친 대통령은 기득권과의 타협은 없다고 덧붙였다. 공공부문 노동자에게 구조조정을, 가계 부채로 허덕이는 시민에게 고금리와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가족을 잃은 부모에게 절망과 분노를 안긴 이들의 기득권은 안중에도 없다.

이대로라면 정책과 예산으로 독점과 이윤을 더욱 몰아줄 관료와 재벌의 기득권은 윤석열 정부 아래 철옹성처럼 굳어질 것이다. 아무리 보수적인 집권 세력이라도 가끔은 시장 골목 어묵이라도 먹어가며 서민 코스프레라도 했건만 이토록 노골적으로 부자와 재벌, 기득권의 편임을 자임한 권력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2023년은 개혁을 가장한 퇴행의 선언으로 시작됐다. 퇴행하는 권력은 듣지 않는 귀와 대답 없는 입으로 얼굴을 드러낸다. 언론과 ‘협조 체제’가 되지 않는다며 출근길 회견을 중단하고, 자신의 실수를 덮어주지 않았다며 취재를 제한했다. 질문 연습 리허설로 준비한 ‘국민과의 대화’, 신년 기자회견조차 팽개치고 수구 족벌언론과 마주한 신년 인터뷰는 어떠한가. 듣고 싶은 질문과 하고 싶은 대답만 바라는 권력, 그에게 지면과 마이크를 헌납하는 낡은 언론의 짬짜미는 독재자에 헌사를 바치던 시절의 망령을 떠올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지고의 가치처럼 선언하는 자유, 인권, 법치야말로 기득권과 부자들의 전유물이다. 또한 언론 탄압의 새로운 이름이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언론사를 소유할 자유,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도 권력에 유리하면 공정언론으로 위장하는 인권, 미디어 시장 곳곳에 침투하는 재벌과 대기업을 방치하는 낡은 법치가 그것이다.

새해 안부와 희망을 주어야 할 신년 인사에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어떤 사과도 없었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할 난제들 앞엔 ‘법치’와 ‘비타협’을 앞세운 폭주 예고만 메아리치고 있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권력은 오직 적대와 갈등으로만 자신의 존재를 입증한다. 대통령과 여당은 이미 대선 때부터 노동자를 적으로 만들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답은 없고 문제 해결이 아닌 갈등 조장으로 한 줌 지지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혈안이 돼 있다.

2023년 새해, 우리는 분명히 밝힌다.

수많은 양심적 언론인과 노동자, 시민의 희생으로 쌓아 올린 민주적 질서와 권리를 허물려는 어떤 세력에게도 우리는 적이 되기를 서슴지 않겠다. 이것이 지나온 날의 디딤돌을 지킬 우리의 의지다. 올 한 해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권력의 책임을 물을 사명을 우리는 포기하지 않겠다. 이것이 다가올 날의 이정표를 세울 우리의 책무다.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흘러온 35년 투쟁의 역사가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한 천박한 정치적 편향과 적대를 넘어, 더 넓은 언론자유, 더 크고 보편적인 인권, 더 평등하고 민주적인 세상을 꿈꾸는 모든 이들과 함께 도도하게 흘러갈 것이다.

2023년 1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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